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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진

李漢鎭

京山李公好吹洞簫 丹室閔公出宰成都 製玉簫遺之 銘以詩曰藍田之寶 緱嶺之音 持以遺誰 有美華陰 吹自仙樓 江月照心 坯窩金公書之 具在洞陰淸泠之壑 京山公甞携簫過湛軒洪氏之竹舍 爲數弄 湛軒故善琴而與之爲耦 又甞入金剛山 吹于歇惺樓上 寺僧驚以爲仙人降樓上 夫樂者君子所以治心進德之器也 是故尋音而知心 因心而知德 疾舒奮動適於器而其音不可諧乎 歡欣惻愴中於節而其心不可治乎 廉辨貞諒充於己而其德不可進乎 是故用之郊廟之上則氣和而心平 施之山林之中則倫淸而理明 公深藏邱壑 雖不得爲朱絃䟽越之音 上助淸明之治 亦得以淸閑自適 伐邪滌査 以發其性命之正 殆所謂倫淸而理明者歟 公少居北山下 好從先生長者遊 嘐嘐齋金公素好樂律 故公從而學焉 其音正直 與俗異也 又北山素淸幽深邃 泉石松籟皆足以發其境 故公益得其聲音之妙 丹室公之遺之者有以夫 成都在沸流江上 素産玉 丹室公之風流遺韻 與玉之光氣衣被而不絶 此君子所以比德者也 丹室公旣自治其德 又採之爲簫以遺公者 欲公之同其德也 豈徒爲聲音哉 丹室公先逝 坯窩公次之 公又不淑 君子之德 於是乎不可考矣


경산 이공이 퉁소 불기를 좋아하자 단실 민공이 성천에 수령으로 나갔다가 옥피리를 만들어 보내주었다. 그러고는 시를 지어 명했다.

남전의 보배요
구령의 소리로다
지녔다가 누구에게 물려줄까
아름다운 화음이 있네
선루에서 옥피리 부니
강의 달빛이 마음을 비추네

배와 김공이 그 명을 써서 그늘지고 서늘한 골짜기에 함께 두었다. 경산공이 일찍이 퉁소를 가지고 담헌 홍씨의 죽사에 들러 몇 곡을 연주하였다. 담헌이 본래 거문고를 잘 탔으므로 그와 짝이 되었다. 한번은 금강산에 들어가 헐성루 위에서 퉁소를 불었는데 절의 스님들이 놀라서 신선이 누 위에 내려온 줄 알았다. 악이란 군자가 마음을 다스리고 덕을 진취시키는 소리이다. 그러므로 음을 살펴 마음을 알 수 있고 마음에 인하여 덕을 알수가 있다. 빠르고 느리고 떨치고 격동하는 것을 그 악기에 맞추니 어찌 그 소리가 조화되지 않겠는가. 기뻐하고 슬퍼하는 것이 절주에 맞으니 그 마음이 다스려지지 않겠는가. 청렴하고 분별력 있으며 곧고 착함이 자신에게 채워지니 그 덕이 진작되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교묘에서 음악을 쓰면 기운이 화합되고 마음이 평정되며 산천에 음악을 베풀면 윤리가 맑아지고 이치가 밝아진다. 공이 언덕과 골짜기에 깊이 숨어 주현소월의 음을 만들 수는 없었으나 위로는 맑고 밝은 다스림을 돕고 또한 맑고 한가롭게 유유자적함을 얻어 사악함을 물리치고 더러움을 씻어내 성명의 올바름을 드러내게 하였다. 이른바 윤리를 밝게 하고 이치를 밝게 한 것이 아니겠는가. 공이 젊었을 때에 북산 기슭에 살며 선생과 장자를 좇아 노리었다. 효효재 김공이 본디 음률을 좋아했으므로 공이 그를 좇아 배웠는데 그 음이 바르고 곧아 세속의 소리와 달랐다. 또 북산이 맑고 그윽하며 아주 깊어 샘과 바위와 솔바람 소리가 모두 그 경을 드러낼 만하였다. 그래서 공이 더욱 그 성음의 묘를 터득하였다. 단실공이 보내준 피리는 성천 비류강가에서 나는 옥으로 만든 것이니 단실공 풍류의 여운에다 옥의 빛나는 기운이 입혀져 멸절되지 않을 것이다. 이는 군자가 남의 덕을 도와주려는 것이다. 단실공이 스스로 그 덕을 닦고 또 옥을 캐어 통소를 만들어 이공에게 보내준 까닭은 공이 그 덕을 함께 하려고 한 것이다. 어찌 한갓 성음만 위했겠는가. 단실공이 먼저 세상을 떠나자 배와공이 그 뒤를 따랐으며 이공도 또한 떠났으니 군자의 덕을 이제는 찾아볼 길이 없다.
-성해응 「제단실민공옥소시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