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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선

유종선

又有柳從善者, 亦與摠遊, 博覽群書, 善談名理, 又通內典, 然常自晦, 故人罕知者。 少喪父母, 不喜人世, 推田宅、臧獲, 盡與其姊, 遊歷諸山, 幾十年而返, 猶不娶不仕。 俄見戊午禍, 又脫身往, 周遊四方, 常以小琵琶自隨, 每遇佳山水, 輒坐鼓, 移時乃去。 自此未嘗足履京都。 常曰: ‘東方朔自謂隱朝市, 是非眞隱者也。’ 後有友見之於慶尙道, 其所隨琴書亦盡去之, 漠然無一物累身者, 嘆曰: ‘吾已作名敎中罪人。


유종선(柳從善)이라는 이가 있어, 역시 총과 함께 놀았는데, 널리 여러 글을 읽어 명분과 의리 이야기를 잘 하였으며, 또 불경[內經]에 통달하였다. 그러나 항상 자신을 감추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드물었다. 젊어서 부모를 여의고 세상을 좋아하지 않아 전지·가옥과 노비(奴婢)를 모두 그 누이에게 미뤄주고, 여러 산을 유람하다가 거의 10년이 되어 돌아와서도 장가들거나 벼슬하지 않았다. 좀 있다 무오년 사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또 몸을 빼 나가 사방을 두루 다니며 놀았는데, 항상 작은 비파(琵琶)를 가지고 다니며, 아름다운 산수(山水)를 만나면 그만 앉아 한동안씩 타다 가곤 하였다. 이때부터 발을 서울에 들여놓지 않았다. 항상 말하기를 ‘동방삭(東方朔)이 「조정과 저자에 숨는다.」 하였는데, 이는 참 은자(隱者)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뒤에 친구가 경상도에서 보니, 그가 가지고 다니던 거문고나 서적도 다 없애버리고 막연히 무엇 하나 몸에 지닌 것이 없었는데, 탄식하며 말하기를 ‘나는 이미 명교(名敎) 중의 죄인이 되었다.’고 하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