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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석

황윤석

主人李陽培嘗蓄玄琴一張。卽參判魚錫定所賣者。有時招朱永昌度曲以聽。今年二月。余以太僕至。亟問琴安否。則已爲奸騙所誘失久矣。則爲之太息。第令跟偵。旣得其端緖。將訟于東部。而余適乞暇而南。托邊僚 得一時爲東部奉事 以書曰琴而有訟。不亦韻事哉。及余覲還。琴亦果還。而永昌之指法老且廢。不足聽。姑屬主人善藏。以待余他日轉購以行可矣。輒銘若干字于腹中。庶當劕劑云。
在地則復。出地豫兮。宜山下是。有函微著兮。
古人有名琴大小忽雷者。葢雷在地中則琴聲之微也。雷出地奮則琴聲之著也。而頤之象。山下有雷。則擧其微著而函之矣。

주인 이양배가 일찍이 거문고 한 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참판 어석정이 팔았던 것이다. 이따금 주영창을 불러 연주하게 하고 들었다. 올해 2월에 내가 태복으로 성균관에 들르면서 거문고의 안부를 자주 물었는데 이미 사기꾼의 꾐에 넘어가 잃어버린지가 오래되었다고 한다. 그 때문에 크게 한숨을 쉬었다. 다만 그 자의 뒤를 밟게 하여 그 단서를 얻었으므로 장차 동부에 소송할 것이라고 한다. 나는 마침 휴가를 얻어 남쪽으로 가게 되었으므로 한때 동부 봉사로 있던 변료에게 편지를 보내 부탁하였다.
“거문고 때문에 송사가 일어났다니 이 또한 운치 있는 일이 아닌가.”
내가 어버이를 뵙고 돌아와보니 거문고도 과연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영창의 손 놀리는 법이 늙고 무디어져 들을 만하지 못했다. 일단 주인에게 부탁하여 잘 간직하고 기다렸다가 내가 뒷날 다시 사들여서 연주하는 것이 좋겠다. 우선 거문고의 배에다 몇 자를 새겨서 증표로 삼고자 한다.

땅에 있으면 복괘이고
땅에 나오면 예괘이다
산하를 본받으니
이에 은미함과 드러남이 함축되었네.

옛사람이 이름난 금에는 크고 작은 우레가 있다고 했다. 우레가 땅속에 있으면 금의 소리가 은미하고 우레가 따에서 나와 울리면 금의 소리가 드러난다. 이괘의 상은 산 아래에 우레가 있는 것이니 그 은미함과 드러남을 모두 함축시키는 것이다.

황윤석 <반인금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