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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사

이금사

余家有琴二部。其一朴忠正遺墟松材也。其一從京山李公而至。盖浮海梧也。時時撫弄。以助幽居之趣。顧余不解音律。無以度曲也。記昔遊西海上。登安眠月島之勝。山林蒼欝。波濤杳冥。魚龍吟嘯。若有隱君子在乎其上。復欲以小山之操招之而不可得。及觀竹下所著哀李琴師文。恨余不能早遇於遊海時也。琴師生於結城之黃里。其系譜未詳。好鼓琴。亦不知所從受。甞過竹下於元堂柳氏之墅。爲鼓一再行。竹下悲之。不能竟曲云。余居山林之中。竹下隱湖海之上。山林之音幽而淸。湖海之音曠而遠。每夜久月朗。思至便彈。可穆然以得其境。雖千里之遠。卽几案之上矣。鬚眉巾拂。庶幾可見。今琴師亡矣。顧何由而得之。夫有琴而不能度其曲。有境而不能發其音。有妙手而又交臂而失之。皆人事之好乖者。如之何其合之也。爲之太息久之

내 집에 거문고가 두 부 있는데 하나는 박충정의 옛집터 소나무 재목이고 하나는 경산 이공이 보내준 것인데 바다에 떠 온 오동으로 만들었다. 때때로 어루만지며 은거하는 운치를 도왔는데 내가 음률에 밝지 못해 연주할 수는 없었다.
예전에 서해 바다에 놀러갔다가 안면도 ․ 월도의 경치 좋은 곳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산림이 울창하고 파도가 아득한데다 어룡이 휘파람을 불어 마치 숨어 사는 군자가 그 위에 있는 것 같았다. 다시 소산의 연주를 듣고 싶어 불렀지만 올 수가 없었다. 죽하가 지은 <애이금사문>을 보게 되자 내가 서해 바다에 놀러갔을 때에 진작 만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이금사는 결성 황리에서 태어났는데 그 계보는 상세치 않다. 거문고 타기를 좋아하지만 이 또한 누구에게 배웠는지 알 수 없다. 일찍이 그가 원당 유씨의 별장으로 죽하를 찾아와 연주한 적이 있었다. 다시 갔을 때에는 죽하가 슬퍼하여 곡을 마치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산림에 살고 죽하는 바닷가에 은거하니 산림의 음은 그윽하면서 맑고 바닷가의 음은 확 트여 원대하다. 밤이 깊고 달이 밝을 때마다 생각이 문득 거문고 연주에 이르면 조용히 생각하여 그 경을 얻었다. 비록 천리 멀리 있지만 내 책상 옆에 있는 듯해서 수염과 눈썹 ․ 두건을 터는 모습까지 거의 보이는 듯하다. 지금 금사는 죽었으니 무엇으로 말미암아 그의 모습을 얻어보랴.
거문고는 있지만 그 곡을 연주할 수 없고 경은 있지만 그 음을 드러낼 수 없으며 오묘한 솜씨는 있지만 함께 연주할 맞수를 잃어버렸다. 인간 만사가 모두 잘 어그러지니 어찌 합해질 수 있으랴. 그 때문에 탄식한 지가 오래되었다.

성해응 <서죽하애이금사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