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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개

光海君 日記-銀介


吏曹參判柳夢寅啓曰
適於今月初四日 臣之妻四寸鄭晦 持酒賞春于臣之家上南山麓 臣之洞內 有少女銀介者 能唱歌詞,招之使唱 其兒首唱 毛詩 恭姜栢舟篇 又唱 鹿鳴 諸篇 皆兼誦大旨 非其日席上 創敎而唱之也 臣等方聽之時 下人走告 推鞫坐已迫 臣笑曰 如此佳辰 何物姦鬼 敢爲此匿名告變 使我不得畢此懽耶 卽促駕顚倒而去 於路上 口占一絶 入鞫廳 索紙筆書之 其詩曰 滿城花柳擁春遊 玉手停盃唱栢舟 壯士忽持長釖起 醉中當斫老姦頭 此作雖出於醉中 豈是有意而作 栢舟則渠所常唱 渠家有此等詩篇 及古今歌詞一卷 皆主人李升亨 自五六年所敎唱者 考其冊 則可知
-『光海君日記 10년 4월 8일』


이조참판 유몽인이 사뢰어 말하기를 신의 부인의 사촌 정회와 술을 가지고 신의 집 위의 남산 기슭에서 상춘했습니다. 신의 고을 내에 은개라는 소녀가 있었는데 가사를 능히 부르기에 불러다가 노래를 시켰습니다. 그 아이가 처음에는 모시 중에서 공강의 백주편을 부르고, 또 녹명 여러 편을 불렀습니다. 모두 대지(大旨)를 합쳐 아울러 읊은 것이지 그날 여러 사람이 모인자리에서 만들어 가르쳐 부른 것이 아닙니다.
신의 무리가 그를 한창 듣고 있을 때, 하인이 달려와 고하길 추국에 자리할 때가 이미 임박했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웃으며 말하길 이 같이 좋은 때에 어떤 간악한 간귀같은 놈이 감히 익명으로 고변(告變)하여 나로 하여금 이 기쁨을 다하지 못하게 하는가? 하고는, 곧 가마를 재촉하여 허둥지둥 하며 갔습니다. 길 위에서 입으로 절구 한수를 부르다가, 국청에 들어가서 종이와 붓을 찾아 그것을 썼습니다. 그 시에서 이르기를

성안의 가득한 꽃과 버드나무에 봄놀이 즐기는데 滿城花柳擁春遊
아리땁고 고운사람이 잔을 두고 백주를 부르는 구나 玉手停盃唱栢舟
장사가 홀연히 장검을 짚고 서서 壯士忽持長釖起
취중에 늙은 간신의 머리를 치는 구나 醉中當斫老姦頭

이는 비록 취중에 만들었으나, 어찌 이것이 의미가 있어 만든 것이겠습니까? 백주는 곧 그(은개)가 항상 부르는 것입니다. 그 집에는 이런 시편 부류 및 고금 가사 한권이 있습니다. 모두 주인 이승형이 몸소 5~6년쯤 창자에게 가르쳤으니 그 책을 살펴보면 가히 알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