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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학

南鶴

南鶴 西湖莫愁村人也 善歌 南鶴之歌 宜隔壁聽 不宜當面聽 蓋鶴雖善歌 而容貌甚醜 面如方相 身如朱儒 鼻如獅子 鬚如老羊 目如瘈狗 手如伏鷄 每出村 小子皆急啼顚仆 然其爲歌 甚淸婉柔曼 巧能作女子喉 擧扇三拍 變而奏新聲 若高樓明月 弄碧玉簫 效雌鳳鳴 若軟風融日 稚鶯囀杏花枝上 若十六歲女郞 送客楊柳橋頭 酒盡人去 攬裙而啼 若半夜酒醒 聽微風敲檐外瑠璃鐸 隔壁而聽 使人魂搖心蕩 庶幾遇絶代佳人 而如見其娟娟娥好 當面而聽 實不知斯人何以能斯聲矣 鶴自言 嘗游茶坊巷金氏 金氏爲之易婦人裝 置暗室中 夜不張燭以誑諸妓 諸妓慕其聲 皆促膝圍坐 與之叙手帕 姊妹甚殷勤 及度界面調․後庭花二十餘曲 金氏遽以滿堂紅照之 諸妓皆驚呌怖塞 有半晌而始起而泣者 衆爲大笑 南鶴之世 有妓貴葉者 亦能善男子聲
-「청남학가소기」-

남학(南鶴)은 서호(西湖) 막수촌(莫愁村) 사람이다. 노래를 잘하였는데 남학의 노래는 마땅히 벽을 사이에 두고 들어야 하며 대면하고 들어서는 안된다. 대개 남학이 노래는 잘하였지만 용모는 매우 추하여 얼굴은 방상(方相)과 같고, 몸은 난쟁이와 같고, 코는 사자와 같고, 수엽은 늙은 양과 같고, 눈은 미친 개와 같고, 손은 엎드린 닭과 같았다. 매일 마을에 나가면 아이들이 모두 갑자기 울고 넘어졌다. 그러나 그가 하는 노래는 심히 맑고 순하고 부드러우며 아름다웠고 그 재주가 능히 여자의 목소리를 잘 지어내었다. 부채를 들어 세 번 치고 변조(變調)로 신성(新聲)을 부르면 마치 밝은 달이 떠있는 높은 누각위에 벽옥소(碧玉簫)를 연주하여 암봉새의 울음소리를 닮은 듯하였고, 연한 바람이 부는 밝은 날에 어린 꾀꼬리가 살구꽃가지위에서 지저귀는 듯하였고, 열여섯살 낭자가 수양버들 늘어진 다리 입구에서 객을 보낼 때 술이 다하고 사람이 떠나가자 치마를 잡고 우는 듯하였고, 한밤중에 술에서 깨 미풍이 처마 밖 유리 풍경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는 듯하였다. 벽을 사이에 두고 들으면 사람들로 하여금 혼이 흔들리고 마음이 동요하여 거의 절대가인을 만나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는 것 같게 한다. 그런데 마주하고 들으면 실로 이 사람이 어떻게 이런 소리에 능한지 알지 못한다. 남학이 스스로 말하였다. “일찍이 다방골 김씨와 놀았는데 김씨가 (나를) 부녀자로 바꾸어 꾸며 어두운 방안에 두고 밤에 촛불을 켜지 않아 기녀들을 속였다. 기녀들이 그 소리를 사모하여 모두 무릎을 바싹 대고 둘러앉아 손수건을 주며 자매처럼 심히 친절하였다. 이에 계면조(界面調)․후정화(後庭花) 이십여곡을 부르고 나서 김씨가 갑자기 방에 가득한 붉은 빛으로 비추니 기녀들이 모두 깜짝 놀라 큰 소리를 지르며 기막혀하였고, 반 나절이 지나서야 비로소 일어나 우는 자도 있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크게 웃었다. 남학의 시대에 기녀 귀엽(貴葉)이라는 자가 또한 남자소리를 잘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