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 문화원형 라이브러리
인쇄 문화원형 스크랩

시놉시스

1-2부

가을의 첫 번째 달. 장악원의 정기 ‘취재’(정기 진급시험일)날이다. 김성수의 눈빛이 맑게 빛난다. 얼굴에 긴장과 기대가 서려 있다. 이번 취재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전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며칠 간 밤을 샌 탓에 피로하지만 피로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들떠 있다. 시험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시험에 응시하는 동급생 중 김성기의 친구인 박복돌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는 사실 글이 약해 실력이 안 되지만 앞으로는 천출 출신의 악생들은 전악이 될 수 없다는 소문이 떠돌기 때문이다.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과 초조.
시험 감독자들이 들어오고 시험이 시작된다. 그 중에는 장악원 제조, 즉 행정관리 김성룡도 있다. 그는 이 시험을 주재하는 사람이다. 응시생 중에는 전악에 응시한 오만섭이 있다. 그는 성수의 이복형제인 김성룡(예조 관리)의 총애를 받는 인물인데, 오만하다. 오만섭은 유난히 자신감에 찬 얼굴이다. 김성룡이 전날 문제를 뽑아 주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 한 명을 매수해 미리 문제를 빼놓은 것이다. 제 1과 <악학궤범 >이론 시험에서 오만섭은 완벽한 답을 말했다. 그런데 김성수도 잘 쓴 듯하다.
제 2과 시험에서 중국 사신들이 왔을 경우, 어떤 공연을 펼칠 것인가에 관한 즉석 구술 면접이 있었다. 이 시험에서 김성수의 답변이 오만섭보다 나아서 김성룡은 바짝 긴장을 한다.
어느새 점심시간. 김성수는 지쳤지만 만족스러운 얼굴로 밥을 먹는다. 착하지만 실력은 부족한 친구가 투덜거린다. 그런데, 시험 응시자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따로 앉아 밥을 먹는다. 양인 이상 계급의 악생들은 늘 이런 식으로 천출들과 동류로 묶이기 거부하고 천출 악인들을 무시한다. 박복돌이 불만을 터뜨리며 같은 동료인데 이러지 맙시다, 라고 말한다. 그러나 상대편은 같은 동료라니 네가 지금은 조선의 양반들을 모욕하느냐, 라는 차가운 응대를 받는다. 두 사람의 대화를 통해 본래 악생은 양민 중에서 뽑아 정하는데 전란으로 악생들이 흩어져버려 천민 출신들도 악생이 되었다는 사실이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오만섭은 우울하다. 김성룡 역시 편하지 않다. 그의 회상 속으로 일찌감치 아버지에게 버림받아 외로워하던 어머니가 떠오른다. 그는 김성수가 악사가 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 그가 전악이 되면 그간 자신이 빼돌린 장악원 재물들이 폭로될 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작용한다. 두 사람은 천한 출신들이 장악원을 장악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뜻을 같이 한다.
김성룡은 의녀를 시켜 김성수가 먹을 수정과, 즉 임금이 특별히 내리는 음료에 귀가 먹는 약을 타게 한다.
김성수는 제 4과에서 악기의 상태 체크와 올바른 연주법에 관한 시험에 응시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갑자기 소리가 끊겼다 들렸다하는 터라 두려움을 느낀다. 심사위원이 묻는 말은 들리지만 미세한 악기의 소리를 감지할 수가 없다. 당황한 김성수의 얼굴과 심사위원의 재촉 가운데 클로즈 업
장면이 바뀌면, 부용이 있다. 관비 출신인 그녀는 사대부의 ‘희첩’이다. 첩으로 살면서도 하인처럼 부려진다. 집안의 하인들은 첩 중에서도 참 복도 없는 첩이라고 쑤군댄다. 이 집에서는 마나님들이 놀지 않고 일하는 게 일이다. 그게 사대부 여자의 도리라고 배운 마나님이 놀지 않기 때문에 부용은 편히 있을 수가 없다. 또, 어쩐지 첩으로 사는 게 죄를 짓는 것만 같아 부지런히 움직이며 집안일을 거둔다.
마나님과 한 상에 앉지 못한 채 밥을 먹으며, 마나님의 말씀을 듣는다. 마나님은 오늘도 첩이 지켜야 할 도리를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그 말을 하는 데 마나님의 버릇이다. 마나님 역시 사대부의 안주인으로 보살핌을 받지 못한 채 치매기도 있다. 어르신은 사랑에서 한숨 주무시고 계신다.

하인들이 모두 이웃의 혼례 구경에 나간 뒤 점심을 먹고 뒤 안의 무 밭을 매는데, 갑자기 우당탕탕 하는 소리가 나더니 누군가 뛰어 들어오고 가족들을 차례로 찌른다. 그녀는 뒤 안에서 떨면서 그 소리를 다 듣는다. 비명이 사라지고, 살육을 저지른 자들도 모두 사라져버렸다. 집안을 둘러보니 피가 낭자하다. 부용은 눈물을 흘리며 마님에게 절을 하고 주인 나리의 눈을 감겨 준 후 집을 나선다. 마치 납치라도 되어간 양 자신의 꽃신을 문가에 떨어뜨리고 옷고름도 끊어내 문틈에 끼우고 치맛자락의 한 귀퉁이를 찢어내 대문가에 끼워둔다. 마당에 여자가 질질 끌려간 양 자국을 내는 것도 잊지 않는다. 눈물을 흘리며 집을 나서는 그녀의 얼굴은 한편으로 가뿐하다.
집을 나온 부용은 며칠 굶은 얼굴로 창기로 있는 교방시절의 벗을 찾아간다. 친구는 누군가에게 잡혀가 삼패기생으로 팔렸다는 소문도 있다고 전하며 자신의 집에서 머무르라고 한다. 부용은 침선일을 하며 친구 곁에 머문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손님으로 온 별감이 대감의 살해범이 밝혀졌는데, 첩을 납치해가지 않았다고 해 찾고 있는 중이라는 말을 한다. 그리곤 좀 전에 음식을 들고 온 여자가 기생 부용을 닮았다고 말한다. 도망간 기녀를 잡아오면 상금도 있다는 말을 하고, 한번 그녀보고 들어오라고 말한다. 긴장된 부용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1부 끝.


세월이 지나 장터거리에 김성수가 서 있다. 장악원의 공연을 알리고 악공을 모집한다는 방이 제조 김성룡의 이름으로 붙어 있다. 그 방을 바라보는 김성수의 얼굴에 그늘이 진다. 그의 손에는 악기가 아니라 책과 술이 들려 있다. 한동안 멍히 서있는데, 멀리서 양반의 행차를 알리는 소리가 들려오고 모두들 멀찍이 물러서지만 김성수는 마치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가만 서 있다. 그러다 양반의 수행원들이 김성수를 밀칠 듯 달려오며 고함을 치자 몸을 피한다. 그는 청력은 약해졌지만 아예 듣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김성수는 주막에 앉아 술에 취해 있다. 사람들을 모아놓고 재담을 늘어놓는다. 그렇지만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그에게 재담은 마음을 감추는 방법이다.
한편으로 부용은 친구로부터 부용이 평양의 노래잘 하고 인물고운 일급기생인데, 대감이 부당하게 첩으로 데려가 행수가 욕을 보았다는 별감의 말을 전해 듣는다. 부용은 떠날 결심을 한다. 친구는 떠나지 말라고 하지만 이곳은 안전하지 않다며, 기적을 벗을 수 있다면 호적에 없는 사람이 되어도 좋다고 말한다.
부용은 오갈 데 없이 떠돌며 한동안 길에서 얼굴을 가리고 즉석 공연을 하는 것으로 먹을 것을 벌었다. 지나치던 별감들 중 한 사람이 그녀를 알아보는데, 부용의 구슬픈 노래를 듣고 있던 김성수가 그녀를 구한다. 장악원을 나와 하급아전으로 살아가던 노총각인 김성수는 부용을 거둔다.
첩으로 살면서 온갖 구박을 다 받고 하인처럼 부려졌기 때문에 생활력이 강하지만 늘 자신의 정체가 발각될까 두려워 집에만 처박혀 있다. 바느질 솜씨가 소문나 대가 집 소실의 옷을 만들어주는데, 어느 날 그녀를 찾아온 소실은 교방에 같이 있었던 친구인 탓에 신분이 발각될까 더욱 두려워한다.
그로부터 4년 뒤 어느새 세월이 흘러 송화현의 아전으로 있는 김성수는 딸을 얻는다. 그리고 같은 날 김성룡의 딸도 태어난다. 딸이 태어난 날이 마침 아버지의 제삿날이라 김성룡의 집으로 찾아가지만, 김성수는 냉대만 받고 집에 와 술을 마신다. 첩 때문에 평생 외로웠던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늘 창기를 끼고 산 아버지에 대한 혐오 때문에 김성룡은 아버지의 제삿날 창기를 품는 죄를 범한다. 신분제와 추악한 가부장이 만들어 놓은 상처가 대비되어 드러난다.
일곱 살 생일이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의 계섬. 계섬은 어머니와 함께 서당에 간다. 그러나 스승님은 못마땅해 한다. 자리가 없다며 받아주지 않으려 한다. 또, 남녀칠세부동석이라고 했는데 여자 아이 반을 따로 만들기 어렵다고 말한다. 계섬은 자신은 아직 일곱 살이 아니라며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스승님은 월사금을 올릴 거라고 말하며 낼 수 있겠냐고 말한다. 계섬 모는 낼 수 있다고 말한다. 스승님은 더한 핑계거리가 없자 계섬을 받아준다. 계섬은 신이 나 빈자리에 가서 앉는다. 남자아이들이 계섬에게 책을 보여주지 않자 주머니 속의 구슬을 옆 친구에게 주고 책을 같이 본다. 맹랑하고도 유쾌하게 문제를 해결해가는 모습.
학습이 끝나자 산으로 쏘다니며 메뚜기도 굽고 감자를 캐 먹으며 논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흙투성이인 계섬의 옷을 벗기고 씻으며 행복해한다.
다른 한편으로 진아는 고운 옷을 입고 있다. 돌잔치를 하는 남동생이 밉기만 하다. 집안의 장손으로 대접받기 때문이다. 밀가루 덩이 같은 아이가 뭐 그리 대단하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활도 잡아보고 돈도 잡아본다. 내훈 공부는 지겹기만 하다. 아버지의 옷을 입고 신발을 신어보면서 노는 장면.
장날-마을의 장터에서 어린 계섬(7살)이 어머니와 함께 장을 보고 있다. 그런데 장터에서 계섬은 어떤 사건을 목격하게 되고, 그 사건은 그녀의 인생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된다. 한 가난한 양민이 사대부가의 여자와 살림을 차린 것이 발각되어 참수를 당한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참수된 시체 옆에는 신분을 넘어 통정한 남녀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방이 붙여있다. 잡혀간 여자는 문중의 남자들에 의해 물속에 산 채로 수장되었다는 소문이 떠돈다.
그 두 사람은 계섬이 종종 보던 이웃의 사이좋은 부부이다. 그 장면을 이해할 수 없어 어머니에게 이유를 묻는다. 어머니는 어린 계섬에게 신분에 대해 설명하지만 계섬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왜 신분이 다른 사람끼리는 좋아하면 왜 좋아하면 안 되나요? 누구는 귀한 신분으로 누구는 천한 신분으로 태어나는 것은 자기의 덕이나 허물 탓인가요? 라고 반문하며 이해하지 못한다. 그 장면을 목격하고 온 초저녁 계섬은 오줌을 싸고 그 벌로 이웃으로 소금을 얻으러 간다. 아버지는 그 모습을 보며 웃는다. 이웃집으로 소금을 얻으러 가는 계섬은 창피하지만, 소금을 얻어온다.
저녁이 되자, 아버지는 혼자서 술을 마신다. 계섬은 그 옆에서 책을 읽고 있다. 아버지가 들고 들어온 예인전이다. 그것은 바로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인데도 계섬은 그것을 알지 못한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한 글자씩 읽어본다. 아버지의 장악원 동료였던 친구가 찾아와 참판 집의 연희에 가서 연주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병이 났다고 하고 못 간다고 전하고 한다. 그러나 다시 양반은 만약 오지 않으면 혼을 내주겠다고 한다는 말을 전하러 다시 온다. 계섬의 아버지 김성수는 돌아가 묵호공에게 전하라. 내 지금은 장악원의 악공이 아니며 비파 연주에 뜻을 잃은지 오래다. 내 천만금을 준다 해도 가지 않을 것이며 두려움 때문에 연주하지는 않는다, 라고 말한다.


그는 친구인 장악원의 악생과 함께 술잔을 기울인다. 그는 아내에게 커다란 청동동이를 가지고 오라고 말한다. 무엇에 쓰려 하느냐고 묻자 “취해서 토할 때에 쓰려고”라며 쓸쓸하게 웃는다. 아버지는 거문고를 가져와 연주하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친구에게 어느 날 퇴근길에 어떤 집의 군불을 떼는 소리를 듣고 그 나무가 오동나무라는 것을 직감하고 즉시 그 귀한 나무를 사가지고 와 거금을 내고 거문고를 만들었다고 말하며 흐뭇해한다. 아버지의 거문고 튕기는 소리는 아름답다. 친구는 자네는 여전히 음악을 푹 빠져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자신의 맨얼굴을 들킨 듯 계면쩍어하며 소장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계섬은 가만히 앉아 그런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
진아는 최고의 스승에게 거문고를 배우고 있다. 좋은 환경에서 최고의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 모습.
계섬은 종종 아버지 옆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연주법을 묻곤 한다. 그럴 때마다 계섬의 어머니는 질색한다. 아버지 역시 멈칫한다. 음악을 아는 것은 남자에게는, 특히 사대부가의 남자에게는 최고의 교양이고 즐거움이지만, 여성들은 음악을 즐길 수 없기 때문이다.
며칠이 지난 어느 날. 계섬은 아버지의 방에서 예인전과 악보들을 보던 중이다. 양반가의 잔치에 나가기 거부했다는 이유로 흠씬 두들겨 맞고 나온 아버지는 술에 취한 채 눈이 풀려 있다. 아버지는 어느 날 계섬에게 음악을 들려달라고 한다. 그리고 잠이 든다. 깊은 밤 마치 아버지가 부르는 소리에 잠이 깬 듯한 계섬은 아버지의 시신을 발견한다. 아버지는 거문고와 악보 곁에 피를 토하고 쓰러져 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계섬이는 무섬증에 시달린다. 어머니와 근근이 살아간다. 그러던 사이 엄마는 점차로 쇠약해진다. 계섬은 엄마의 약초를 구하기 위해 산을 헤맨다. 엄마는 계섬에게 신분에 대한 말을 해주지 않는다. 그것이 그녀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엄마가 죽자 계섬은 갈데없는 고아다. 당시의 법에 의거해 계섬은 공노비로 보내진다. 그 사이 엄마의 병구완 값으로 약값이 그리고 아버지의 책과 거문고마저 팔았기 때문에 그녀는 갈데없는 빈털터리다.
빈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계섬은 눈물을 흘린다. 아버지의 책을 몇 권 챙기고 비파도 챙기고 엄마의 가락지를 챙겨 어딘가로 떠나보려 한다. 저녁밥을 그득하게 먹고 주먹밥도 만들어 넣고 제일 좋은 신발을 신고 동구 밖으로 나선다. 그렇지만 어디로 갈지를 몰라 계섬은 동구 밖의 갈림길에 서 있다가 뭔가 결심한 듯 발길을 내디딘다.(그 전에 계섬 엄마의 문병을 온 이웃이 일가붙이가 없으니 틀림없이 노비밖에 더 되겠냐며. 그간은 그나마 부모가 있어 예쁨 받고 살았는데, 안타깝다고 혀를 찬다) 클로즈업.

3-4부

평양의 관노비가 된 계섬. 이른 아침부터 일어나 물을 길러 가느라 바쁘다. 일이 서툴다고 꾸중을 들으니 눈물이 터져 나온다. 금방 울 것 같은 얼굴이다. 조그만 몸에 서툴게 물을 길러 가는데, 짓궂은 노비가 쟤가 도망가려다 멀리도 못가고 관아에 잡히고 만 당돌한 계집아이라고 어디 도망갈 생각 말라고 농담 겸 놀림 겸 말한다. 가만히 방에 앉아 부모님과 식사를 하는 양반의 딸들을 보자 또 눈물이 터져 나온다. 노비들의 식사 자리에서 친구가 자기 엄마는 잔소리가 심하다고 투덜대는 것을 보자 또 눈물이 나온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는 이가 없다고 생각하니 서글퍼 엄마의 옷을 만지작거리다가 아버지의 비파를 튕겨본다. 비파를 튕겨보니, 아버지가 가까이 있는 것만 같다. 그 모습이 안타깝기도 하고 미안도 해 친구는 감자를 하나 슬그머니 놓아준다.
우연히 그런 계섬을 보게 된 주인이 계섬을 가비로 쓰려 한다. 또 듣자니, 그녀의 죽은 아비는 이름난 악공이었다지 않는가? 계섬에게 스승이 붙는다. 교방의 노기 연심이 그녀와 친구를 가르치러 온다. 노래를 배우는 계섬은 얼마 후부터 사대부의 술상에서 노래를 부른다. 노래가 제법이라는 칭찬을 받는다. 계섬은 일단 고된 일을 하지 않는 게 좋지만 즐겁지는 않다. 연심은 노래출장과외 선생으로 계섬의 재주에 놀란다. 계섬은 부모를 잃은 상실감을 노래와 연주에 쏟는다. 특히 노래가 수준급이다.
그녀가 노래를 잘 부른다는 것이 소문이 나고, 마침 관의 연희행사가 늘어나게 되어 재주 있는 기생들이 필요해지자 교방 행수 소연재가 참한 어린 기생이 될 만한 아이를 찾아다닌다. 장면 하나는 면접을 보는 소연재가 한 아이를 보며 재주 없다고 혀를 끌끌 차는 부분. 계섬의 소식을 듣고 가보니, 그녀의 노래와 연주 실력이 빼어나 탐이 난다. 그렇지만 그녀를 어떻게 데려올까 싶다. 마침 기생 유람을 하고 있는 유명 시인이자 평론가 안민형의 도움을 받는다. 소리 한번 청해 들어보겠다며 안민형은 술과 음식을 얻어먹는다. 그런 후 계섬의 음악이 그다지 빼어나지 않다며 흉을 잡는다. 대신에 그는 더 나은 어린 기생이 있다며 연지를 추천한다. 연지의 어미에게 뇌물을 먹고 추천한 것이다. 양반은 계섬을 내보내기로 마음먹고, 마침 소실을 둘 핑계가 생겼다면 좋아한다. 안민형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욕심만 많은 양반을 한껏 비웃으며, 다른 한편으로 제 잇속을 챙긴다. 소연재는 그에게 돈을 챙겨 주며 저리 얄팍한 인물이 어찌 그리 시는 잘 쓰는지 모르겠다며 혀를 찬다.
계섬은 소연재에 의해 교방기생이 된다. 그녀는 기녀 수업을 받는다. 그녀에게 소연재는 계섬이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소연재는 계섬을 아낀다. 그녀를 이름 난 기생이 되게 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계섬에게는 씩씩함이 너무 많다. 그녀의 총기는 과하다. 여성미가 부족하다. 소연재는 계섬의 기를 꺾으려고 하고 여성미를 부여하려 한다. 그러나 번번이 그러한 교육은 실패할 따름이다. 특히 계섬은 고분고분하지 않고 춤을 추지 못한다. 춤을 추는 그녀는 뻣뻣한 각목 같다. 어쨌든 계섬은 시문, 노래, 춤, 화장법, 매너 등 모두를 배운다. 재주 있는 기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계섬이 무용을 하면서 뭔가 절망감을 느끼는 장면. 반복되는 연습.
특히 계섬의 노래 실력은 점점 나아지고, 거문고 비파 실력도 나아진다. 인근에 계섬만큼 음악을 잘하는 애도 드물다. 덕분에 계섬은 사대부들의 잔치에 불려가기 바쁘다. 계섬은 점점 돈도 많이 번다. 계섬의 소식을 듣고 사대부들이 구경을 오기도 한다. 그녀의 명성을 듣고 장악원의 관리가 지나는 길에 오기도 한다. 그녀는 자신의 딸을 데리고 온다. 얼마 전 평양에 악기를 구할 차원으로 다녀온 그는 딸을 데리고 갈만큼 딸을 사랑한다. 진아는 악기 연주법, 악기 이론을 영특하게도 마스터해 이름이 높다. 어린 시절부터 중국사신을 많이 접해 중국어도 익숙하다. 그녀는 계섬을 보고 긴장한다. 계섬의 노래와 악기 연주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자신이 이론에는 박식하지만 타고난 재주가 없음을 아쉬워한다. 아버지처럼 장악원의 관리가 되는 게 꿈인데 말이다. 반면 계섬은 그저 칭찬을 받는 게 좋아서 노래를 할 뿐이다. 그리고 보석과 선물도 받으니 즐겁다. 다만 같이 기뻐할 부모가 없어 섭섭할 따름이다.


이 잔치 집에서 훗날 계섬의 연인이 될 황문오가 계섬을 쳐다본다. 양반들은 계섬이 노래를 엉망으로 부르지만 그것도 모른 채 역시 명창이라고 말하고, 황문오만이 노래를 엉망으로 부르자 웃는다. 양반들은 계섬의 노래를 칭찬하며 악공으로 있는 황문오가 실력 있는 장악원 소속 악생이라고 소개하며 계섬의 음악이 어떠냐고 평해보라고 한다. 황문오는 계섬의 음악이 창법이 조야하고 진정성도 부족하다고 혹평을 하며 세종 시절의 장악원에서라면 벌써 태형을 받거나 쫓겨났을 거라고 혹평을 한다. 양반들은 황문오의 평이 너무 가혹하다며 웃고 즐긴다. 계섬은 수치감으로 분노하지만 한편으로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멍한 모습이다.
그 사이 진아 역시 성장해 있다. 진아는 음악비평가로서 이름이 자자하다. 사대부가의 자식이 음악에 대해 잘 알아, 큰 잔치 집에서는 쓸 만한 악인을 천거 받을 정도이다. 특히 그녀가 작곡한 곡들은 어느새 사대부가의 아낙들 사이에서 퍼져나간다. 책방을 통해 일종의 노래책 같은 형식으로 팔려나가는 것이다.
계섬의 몸값이 점점 치솟는 가운데, 계섬은 생리를 시작한다. 그녀는 차츰 기생의 삶에 대한 회의에 젖게 된다. 동기들은 노기가 되기 전에 대가 집의 첩이 되려고 하지만 계섬에게는 그러한 인생이 시시하게 느껴진다. 한번은 대가 집에 소실로 간 선배 기생이 찾아와 신세한탄을 하는 것을 듣는다. 그리고 대가 집 사대부들이 마름에게 선물로 기생을 주어 마름이 기생을 강제로 욕보인 사건이 발생한 후 선배가 자살한 사건이 벌어진다. 행수 기생 역시 비록 재물도 많고 기생들로부터 존경을 받지만 미천한 신세이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녀는 이제 양반들이 시키는 대로 춤을 추고 연주를 하고 노래를 하는 게 지겹기만 하다.
동기생들은 양반집의 자제들에 대한 꿈을 꿀 때, 계섬 역시 누군가가 막연히 그립지만. 그 상대가 늙은 사대부라는 사실이 싫다. 친구들은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행수 기생 소연재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소연재는 사랑하는 남자를 따라 소실로 따라가지만 중간에 버림받은 후 앓고 일어난 후 가무에 정진한다. 그리고 이후부터는 모든 사내와의 만남을 비즈니스로 받아들인다. - 로맨스에 대한 열망과 욕망의 실현 불가능성이 암시되는 장면.
한번은 공연 중 사대부가 그녀를 희롱하자 그녀는 참지 못하고 연주를 엉망으로 하며 그들을 야유한다. 그리고 그 죄로 손님에게 뺨을 맞고 관아에 갇히고 만다. 노래를 잘하지만 버릇없고 고약한 기생으로 그녀는 소문이 난다. 그녀는 당분간 손님 방 출입이 금해진다. 그녀에게 수급비의 역할이 맡겨진다. 그녀는 물을 뜨러 가서 노래를 한다. 그러는 사이 그녀의 음색은 더욱 고와지고 노래는 깊어져 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행수의 얼굴에 그늘이 맺힌다. 아무래도 계섬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계섬은 여전히 자신의 음악을 찾지 못한 상태이다.
반면에 진아 역시 신분 수업을 받는 게 지루해 늘 땡땡이를 쳐 어머니의 애를 태운다.

5-6

계섬이 16세가 되었다. 보통 기생은 12-16세에 머리를 올리니, 16살이면 기생으로서 절정의 시기이다. 오늘은 어린 기생들이 머리를 올리는 날이다. 계섬도 그 중의 한 명이다. 계섬은 화려한 치장으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지만 근심이 있는 낯빛으로 잔치판에 끼어 있다. 이 잔치판의 사대부들 중 한 사람에게 오늘 점고를 받아 어른 기생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계섬은 이곳이 마치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는 듯 말이 없고 우울해 보인다.
오늘은 잔치는 새로 부임한 사또를 환영하기 위한 것으로 동원의 뜰에서 이루어진다. 양반 8-9인과 기녀들, 악공과 시중드는 노비들이 등장한다. 잔치를 구경하고 밥을 얻어먹으러 온 광대들도 이른 아침부터 복작댄다. 구경하려는 사람들도 담장 밖에서 머리를 내밀고 있다. 그만큼 큰 잔치이다.
기생들은 화려하게 치장하고 화장을 하며 불안한 마음 혹은 기대감을 털어놓는다. 오늘은 기생으로서 본격적으로 첫발을 디디는 날이기 때문이다. 좋은 어른을 만나서 자신의 처녀를 비싸게 팔아야만 앞으로 기생 운명이 순탄하기 때문이다. 자신들의 처녀들의 값은 재주와 미모 그리고 매너로 결정될 것이다. 그간의 기생수업은 기실 오늘을 위해 있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방 기생들의 운명은 세 부류로 나누어진다. 하나는 사대부의 첩실이 되는 것. 둘째는 행수기생으로 남아 기방관리를 하는 것, 셋째는 첩이되지 못한 채 이패나 삼패 기생으로 전락하는 것. 가장 좋은 것은 첫 번째의 경우다. 행수기생은 아주 소수만 할 수 있고 탁월한 기예와 정치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나 될 수 없다. 기생의 나이 스무 살이면 퇴기에 가까워진다. 앞으로 사년의 시간만이 가난과 기생으로서의 고달픈 나날을 벗어날 기회인 것이다.
이들은 큰 마루에 앉아있고, 아래 마당에서 예인 경연이 펼쳐진다. 방문한 손님들이 사또에게 부임 선물을 드리는 과정이 마쳐지자 음식이 들어오고 기생들이 등장한다. 기생의 등장을 알리는 소개의 순서가 시작된다. 기생들 하나하나를 조명하고. 기생들이 양반들 사이에 섞여 앉는다.
놀이가 한창 진행되던 중 양반들이 즉석 예인 경연대회를 제안해 즉석 놀이판에 펼쳐진다. 일등을 한 기녀에게는 소원을 들어준다는 조건이 덧붙여진 채. 검무를 하는 기녀, 학춤을 추는 기녀, 노래를 부르는 기녀들의 모습과 화려한 잔치판. 계섬은 가곡을 불러 일등을 가고 원의손의 가기가 된다. 계섬은 원의손에게 자신은 예인으로서 노래만 할 것이며, 성적인 시중은 들지 않겠다고 말한다. 훌륭한 예인으로 성장해 원의손을 장안에서 가장 이름난 문화의 장으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원의손은 당찬 계섬이 귀여워 부탁을 받아들이고, 계섬의 후원자가 된다. 원의손으로 집으로 옮겨온 사대부들의 각종 행사나 모임에 참여하게 된다. 간혹 원의손은 자신의 소실이자 노래하는 노비의 처지인 계섬을 잔치판에 보내주는 것으로 치하를 받기도 한다. 어느새 잔치판에 계섬이 없으면 잔치 주인이 부끄러워할 만큼 계섬은 잔치판의 이름난 가수가 되어 있다.
한번은 과거 급제자들의 동기 모임에 계섬이 초대되어 간다. 그 자리에서 계섬은 두 사람의 중요한 인물을 만나게 된다. 잔치판에서 그녀는 묵호공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는 아버지에게 태형을 가한 양반이다. 사대부의 핵심 권력자인 묵호공 앞에서 노래 부르는 게 수치스럽기만 하다. 그녀는 시문을 읊어보라는 묵호공의 요구에 그를 덕망 없음을 책하는 시를 짓고, 눈물을 흘리며 노래를 부른다. 잔치의 흥을 깬다며 묵호공을 비롯한 양반들은 분노한다. 그런데 장악원 악공 황문오는 그녀가 부른 노래는 최고라고 두둔하며 계섬을 돕는다. 계섬은 후원에서 아버지를 죽게 한 사람 앞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자신의 신세가 서러워 통곡하고. 황문오는 그런 계섬을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원의손은 계섬을 음악적으로 후원한 대가로 차츰 계섬에게 요구해오는 게 많다. 계섬을 다소 짓궂은 서울의 별감, 즉 세력이 있지만 중인에 불과한 집단들의 술자리 모임에도 보내 계섬은 모욕을 겪게 된다. 더군다나 계섬에게 수청을 들기 강요하고 계섬을 이를 뿌리치는 가운데 모욕을 당한다.


계섬은 당분간 교방기생이었던 엄마의 친구 집에 유하던 가운데, 스스로 대제학 이정보, 즉 당대 이정보 사단이라 할 정도로 여러 예인들을 거느린 이정보를 찾아가 자신의 후원자가 되어달라고 요청한다. 그때가 계섬의 나이 17세이다. 이 집에서 계섬은 여러 연주 행사를 뛰지 않는 대신 음악에 몰입하게 된다. 계섬의 음악적 수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폭포 수련, 호흡 수련, 이정보 수하의 악사들에게서 여러 가지 악기도 배우게 된다.
계섬이 곁에서 본 인간 이정보는 두려울 것 없는 명문사대부 집안의 성공한 남자이나, 지독한 허무주의자이다. 그는 양반으로서는 서민들이나 쓰는 사설시조, 그것도 야한 사설시조를 발표해 사대부들의 입방에 오를 만큼 특이한 인물이다. 그는 세 번 결혼했지만 아내가 모두 죽고 아들을 얻지 못한 불운한 인물이고, 바른 말을 잘해 마흔에나 벼슬을 얻게 된 인물이다. 그는 성공과 출세에 큰 뜻을 두지 않고 시 쓰기와 음악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현실을 개혁하려는 개혁가와도 다르다. 그는 하루 종일 음담패설을 입에 달고 살지만 기실 계섬을 아끼고 고독한 인물이다. 계섬은 이정보에게서 고마움을 느끼는 한편으로 그를 혐오하기도 하고 동정하기도 한다. 그는 극도로 우아한 궁중음악과 속악한 서민음악 두 가지를 모두 즐겨하는 특이한 인물이다. 이정보의 집에서 계섬은 궁중음악의 우아함을 배우는 한편으로 서민음악의 속악한 활기 역시 배우게 된다. 계섬의 음악적 스펙트럼 역시 넓어지게 된다.
한편 원의손은 계섬을 되찾기 위해 이정보를 방문하며, 그녀를 돌려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이정보는 모든 것은 그녀가 결정할 문제라며 계섬의 의견을 존중하고 계섬은 원의손의 집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러나 원의손은 그녀가 돌아오지 않으면 다시 교방으로 돌려보내겠다고 압박한다.
종묘제례 중. 영조는 장악원에서 음악을 정비하라는 명을 내린다. 영조는 전악을 야단친다. 마음이 어수선해 음이 정돈되지 않았고 악기도 형편없다며 밥버러지들 같은 악공들을 모두 재교육하고, 그런 연후에도 실력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쫒아내라고 명한다. 특히, 고운 음색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다며 한탄한다. 꾸중을 듣게 된 악사는 밑에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우수한 예인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만들어 보라고 압박한다. 얼마 남지 않은 대왕대비의 생신 축하공연 날까지 실력이 나아지지 않으면 전악 역시 처벌하리라고 엄포를 놓는다.
계섬은 원의손으로부터, 교방기생의 운명으로부터 벗어날 좀 더 현실적인 방법들을 고민한다. 그러던 중 한양에서 열리는 대왕대비 생신 축하연을 준비하기 위해 장악원의 악생, 악공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난다. 계섬은 이 공모전의 준비를 시작하게 된다.


7-8
오디션에서 계섬은 2등으로 수상하게 된다. 일등은 남장으로 응모한 장악원 악사의 딸 진아가 된다. 김성룡은 처음에 진아의 존재를 눈치 채지 못한다. 진아는 과거시험도 볼 수 없기에 오디션에 응한 것이다. 진아의 실력은 조금 아쉽다. 김성룡은 진아를 뽑지 않으려 한다. 그러나 김성룡 밑의 장악원 전악 오만섭은 진아의 협박에 못 이겨 그녀를 일등으로 뽑아준다. 진아가 김성룡의 비위 사실, 즉 그가 악공, 여악, 관현 맹인들에게 그간 뇌물을 가로채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오만섭을 조정한 것이다. 계섬은 장악원에서 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가르치는 역할을 맡는다. 악공이 되어, 정기 연습일에 모여 이론 수업을 하고 연습을 한다. 그 과정에서 별감들의 전치에서 만났던 악공 황문오를 다시 만나게 된다. 계섬은 황문오를 쫓아다니며 악기들에 대해 배운다. 기생이 쓸데없이 여러 악기를 배워 뭐 하려 하느냐고 꾸짖지만 귀엽기만 하다. 다른 한편으로 악공 달수는 계섬을 노골적으로 좋아한다. 그렇지만 계섬은 그를 그저 친구로만 받아들일 뿐이다.
계섬은 동기생들과 함께 여러 가지 수련 과정을 거친다. 동기생 중에는 남자들이 대다수이다. 그들은 처음에 계섬과 같이 배우는 것에 거부감을 가진다. 계섬은 처음에는 몰래 숨어서 혼자 배운다. 연습도 혼자서 동기생들이 나오지 않는 날에 한다. 그러나 점차로 계섬은 그들 사이로 들어간다. 왕따를 당한다. 의녀인 친구만이 그녀를 위로해줄 뿐이다. 그러다 한번은 동기생 중 한 사람이 악인 승진 시험에서 실력이 재차 불합격해 태형에 처하게 된다. 계섬은 동기생이 실력이 늘지 않는 이유가 형편이 나빠 생계노동을 해야 하므로 연습할 시간이 없을 뿐 아니라 한문을 몰라 악학궤범 같은 책을 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글자를 가르쳐준다. 진급을 오래도록 못하고 있던 늙수레한 아저씨가 계섬에게 마음을 열고, 계섬은 이들에게 특별 문자 교습을 시켜준다. 악인들의 어려운 살림과 음악교육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 부각된다.
계섬의 동기들은 진급시험에서 모두 통과하고, 그런 후에 계섬에게 다정해진다. 계섬은 진급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올려 상금을 받는다.
이론을 배우는 한편으로 맨 처음은 악기 관리의 소음을 맡는다. 악기의 녹을 닦아내고, 좋은 악기의 재료, 악기관리법, 중국악기와 전통 악기의 차이 등에 대해 배운다. 그러는 한편으로 저녁이면 글을 모르는 벗들을 모아 글자 공부를 시켜준다. 당시 악인들은 천출이 많아 글을 모르고 소리를 귀로만 익혀 악보를 볼 줄 몰라 겪는 어려움이 많았다. 반면 김성룡의 딸 진아는 오만하게도 동기생들을 무시하고 특별 교육을 받는다. 진아와의 경쟁과 대립 구도가 펼쳐지고 계섬이 앞서면서 김성룡이 비로소 계섬의 존재에 의혹을 갖게 된다. 특히 그녀의 거문고 연주를 들으며 그녀가 김성수의 자손일 것이라는 의혹을 갖는다.
계섬과 진아는 각각 연주법이 일취월장해지자, 임금의 생일잔치 공연에 참가하게 된다. 임금은 계섬이 부른 노래에 흠뻑 취하고 상을 내린다. 그러나 얼마 후 진아는 그녀가 부른 노래가 첩이 만든 노래라고 아뢴다. 천첩의 자손이라는 콤플렉스를 가진 영조 앞에서 첩이 만든 노래를 부른 것은 영조를 모욕하는 것이 되기에 그것은 불경죄가 된다는 상소를 올린다. 계섬은 이 일로, 매를 맞는 벌에 처해진다. 우연히 장악원을 방문해 처벌을 받는 중인 계섬을 본 영조에게 계섬은 아름다운 음악을 신분을 초월하는 것이며, 영조의 어머니는 비록 신분은 높지만 훌륭한 예인이었다고 말해 영조에게 용서를 받을 한 번의 기회를 얻게 된다.
반면, 여자는 장악원의 악생이 될 수 없음에도 진아가 장악원에 있는 것을 알게 된 영조는 노하지만, 진아 역시 남녀를 떠나 재주 있는 자를 골고루 등용해야 함을 당차게 강조한다. 영조의 탕평책에 호소하며 신분만이 아니라 성별이라는 인습의 벽을 뛰어넘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진아는 자신이 본 장악원의 문제점을 낱낱이 열거하며 자신이 장악원을 재정비할 비책이 있다고 주장한다. 계섬과 진아는 각각 장악원의 대대적인 정비를 위한 도전에 나서게 된다. 임금의 명을 받고 중국에 간다.


9-10

중국에서 펼쳐지는 모험. 장악원의 음악 재정비를 위한 계섬, 진아, 황문오를 비롯해 몇 사람이 북경으로 간다. 무대의 장소가 중국으로 옮겨진다. 먼저, 왜란 전 중국인들이 사 간 조선의 전통 악기를 찾는 모험이 시작된다. 두 번째로, 악기 제조법을 배운다. 세 번째로, 악기 연주법을 배운다. 네 번째로, 악보를 구한다.
중국에서 이민 간 조선의 옛 음악인 박진을 찾아, 음악을 배우는 과정에서 계섬과 진아의 대결이 펼쳐진다. 한사코 가르쳐주기를 거부하던 박진은 계섬을 선택해 음악을 가르쳐준다. 진아는 담벼락에 기대 청강을 한다. 계섬이 임금의 칭찬을 받게 되자, 계섬에 대한 질투와 두려움이 더욱 커진다.

11-12

계섬은 장악원 개혁을 멈추지 않는다. 그녀는 전악과 제조가 장악원의 음악 교육에 소홀히 하고 있음을 계섬을 발견한다. 이들은 뇌물을 받아먹고, 실력 없는 자를 선생으로 쓴다. 장악원 선생들의 상당수는 밖에서 이름난 잔치에 불려가기 위해 장악원의 선생이 되기 위해 장악원에 들어오려 한다. 그래서 제조나 전악에게 뇌물을 바친다. 또한 이들은 이름난 기생으로부터 뇌물과 성상납을 받는다. 혹은 교방 기생을 몰래 빼내 자신의 희첩, 즉 유희를 위한 소실로 들이곤 한다. 장악원의 전악은 국가 기구의 하위 단위인 교방을 사적인 목적을 위해 이용한다. 당대의 권력자이자 실세인 묵호공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장악원의 여악, 의녀, 악공들을, 여자일 경우 성비나 소실로 쓰게 하고, 연주비를 가로챈다. 묵호공은 그러한 대접을 받는 대가로 평판이 좋지 않는 전악의 신분을 보호해준다. 특히 전악은 술집을 운영하며 그간 장악원 소속의 여악과 악공들의 노동을 부당하게 착취한다. 그렇기 때문에 밤새 술청에서 일한 장악원 소속의 예인들은 습악시간에 빠지거나 존다. 또 연주법이 달라져 음악 역시 속되어져 간다.
장악원 악인들의 연주를 들은 영조는 음이 곱지 못하다고 비판하지만, 주변의 신하인 묵호공과 궁궐을 발을 대는 안민형은 왕의 귀를 어둡게 한다. 그러다 마침 중국 사신이 와 연희판의 음악을 듣고, 조선의 음악에 대해 경멸하는 말을 남긴다. 이 일로 의녀며 여악, 악공 들은 감봉 처분된다. 특히 의녀는 관리 소홀의 명목으로 침선비로 전락하게 된다. 김성룡은 그녀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으로 위기를 돌파하고자 한다.
김성룡에게 버림받는 의녀가 김성룡을 비판하는 상소를 올린다. 그녀는 김성룡이 저지른 비리에 대한 증거도 확보하고 있다. 맨 처음 제조 김성룡은 모든 죄를 술집을 운영하는 전악에게 뒤집어씌우려 하나, 전악은 자신을 해고하면, 김성룡 당신도 안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위협한다. 스스로가 떳떳하지 못한 김성룡은 전악과 모의해 의녀를 제거하기로 마음먹는다. 추문에 휩싸인 악사 김성룡과 지도자 윤리위원회의 심의가 펼쳐지지만, 내부 고발자인 의녀만이 왕따를 당하게 된다. 지도자 윤리상벌위원회의 위원장이 묵호공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장악원의 악인들조차 이 사건에 침묵한다. 악사와 김성룡에게 줄을 선 악공, 악생들이 오히려 내부고발자인 의녀와 그녀를 감싸는 계섬을 왕따 시킨다. 그렇지만 계섬과 황문오는 의녀를 도와준다. 진아 역시 의녀를 도와주려 하는 척하면서 비리의 증거품, 즉 김성룡이 받아 축적한 재물을 없애버린다. 진아는 모든 것이 아버지를 좋아한 의녀가 꾸민 일이라고 여긴다. 이러한 과정에서 계섬은 의녀가 김성룡의 명을 받아 아버지의 청력에 손상을 입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렇지만 의녀는 오히려 부당하게 축재했다는 죄를 뒤집어쓰고 제주도로 유배를 가게 된다.


13-14

계섬을 제거하려는 기도들이 더욱 극성해진다. 장악원 진급 시험. 진아의 레슨 선생들이 심사위원으로 들어와 계섬은 불리해진다. 진아는 결국 탈락하고 실력이 없다는 이유로 장악원을 쫓겨나게 된다. 그녀는 어머니 기생 친구의 집에서 살림을 도우며 복직을 준비한다. 처음에 실력자인 사대부 원의손이나 이정보의 도움을 받으려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마음먹는다.
교방 행수 소연재가 그녀를 안쓰럽게 여긴다. 그녀는 김성룡이 기녀들을 빼돌리고 전악이 악공들을 데리고 뒷골목에서 장사를 해왔음을 증언한다. 김성룡의 몰락의 조짐이 엿보임. 사대부들이 교방기생을 빼돌리고, 뇌물을 받아 장악원 악공들의 실력이 나아지지 않고, 신분제로 인해 참된 인재의 등용이 어렵다는 점이 부각된다.
그렇지만 그간 이들의 공로가 인정되어 전악은 해고당하나, 제조는 2개월 휴직에 처해진 후 다시 복직한다. 이러한 가운데 새 전악을 뽑기 위한 시험일이 공고된다. 정조의 입문. 전악에 도전하는 계섬. 전악이 되기 위한 도전. 시험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계섬과 진아.

15-16

계섬은 좋은 성적을 거둔다. 그러나 끝내 신하들의 상소로 인해 계섬은 탈락한다. 진아 역시 아버지의 불명예스러운 일이 밝혀지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탈락한다. 반면 황문오는 부전악으로 진급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신분이 밝혀진다. 장터에서 광대로 춤추고 재담을 하는 아버지를 황문오를 만나게 된다. 그러던 중 황문오의 아버지가 묵호룡을 살해하려 하다 실패하자 한성 별감들은 범인을 추적해오고, 그러한 가운데 황문오의 신분이 밝혀지며, 언젠가 계섬이 황문오의 연희를 보고 대가로 준 노리개가 계섬의 것으로 밝혀지면서 계섬의 안전 역시 위험해진다. 계섬과 황문오는 진아의 도움으로 다른 땅을 찾아 도망을 친다. 그리고 진아는 부끄러움과 참혹함 속에서 장악원을 나온다. 다시 사대부가의 규수로 돌아간 진아는 선을 보고, 불량품 같은 남자의 매력에 끌려 새로운 모험을 하듯 결혼을 결심한다. 그리고 계섬은 지방의 자그마한 읍에서 황문오와 함께 공연을 하며 거리의 예인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