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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取才)자격

<장악원 악인의 취재 자격>

장악원 악인들이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은 제한되어 있어 장악원에서 일정한 날수 이상을 근무해야 비로소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즉 석 달 내에 근무한 날이 30일이 안된 사람과 제향과 연향, 기타 모든 예회(禮會)에 연고 없이 2회 무단결석을 한 자는 시험 볼 수 있는 자격이 박탈되며, 그대로 계속 출근한 사람은 출근일수 30일을 채우지 못했더라도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다.
여러 법전에 규정되어 있는 장악원의 출근규정인 ‘이륙좌기’의 법에 의하면 최소 출근일수가 한 달에 6일이 되므로 석 달간 의무출근일수를 계산해 보면 18일에 불과하다. 따라서 장악원에 들어온지 최소 다섯 달 이상이 되어야 시험을 치를 자격을 갖추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초심자라 하더라도 의무출근일수 이외의 날 이상으로 출근일수가 더 많다면 시험을 치를 수 있게 되고, 시험을 치른 결과가 잘 나오면 품계를 올릴 수 있게 되므로 이와 같은 규정은 출근일수에 대한 독려임과 동시에 실력향상을 위한 장치로 작동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악공이나 악생 신분으로 일정 기간 자격요건을 갖추게 되면 승진할 수 있는 최고 품계는 정6품의 전악이다. 장악원에는 전악으로 임명되기 전에 거쳐야 하는 자리로 가전악(假典樂)이 있었다. 가전악은 일종의 대우직에 해당되는데 가전악에서 전악으로 임명되기까지는 빠르면 2∼3개월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늦으면 30여년 후, 혹은 그 이상이 걸리기도 하였다. 또 어떤 경우에는 전악으로 낙점되지 않은 채 가전악 신분으로 궁중 음악인 생활을 마감하기도 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전악의 지위는 ‘대우직 전악’에 해당하므로 전악이 하는 일은 대부분 소화해 내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가전악의 시험도 본업(전공)과 겸업(부전공)에 통달해야 하는 것이 기본적인 자격요건이다. 시험보는 사람이 처음에 전공을 강할 때 통하지 못한다면 그 나머지 여러 기예에 대해서는 강하지 않고 물러나도록 하였다. 이러한 제도는 음악인으로서 최고 품계인 정6품관인 전악의 자격에 오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영역에 대해 음악적으로 충분한 실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전악 취재에는 전공과 부전공 외에 [악학궤범]의 문의(文義)를 임강(臨講)한다. 임강이란 시험관 앞에 책을 펼쳐 놓고 강해(講解)하는 것을 말한다. 성종대에 만들어진 악서 [악학궤범]은 조선후기 당시에도 가장 중요한 음악 이론서의 위치에 있었으므로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일정 품계 이상에 오르려면 반드시 공부해야 하는 책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전악이 되기 위해서는 음악 실기만이 아닌, 이론 공부도 아울러 해서 실기와 이론 양자에 대해 모두 능통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장악원 제조를 비롯한 행정관료는 음악 실기와 관련 없이 과거시험을 거쳐 행정적인 일을 담당하였고, 전악 이하 가전악, 악공, 악생들은 자신의 전공과 부전공 악기와 노래를 두루 갖추어 실제 음악 연주를 담당함으로써, 조선시대 장악원의 운영은 2원화 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가전악의 시험 내용을 도표화 하면 다음과 같다.


<표> 조선시대 가전악 시험내용과 시험관


표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좌방가전악이나 우방가전악 모두 [악학궤범]의 공부는 필수적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에 좌방가전악은 전공 3곡, 부전곡 2곡이 우방가전악은 전공 3곡, 부전공 1곡 외에 노래 3곡이 시험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들의 시험관은 낭청 2원이며 시험의 결과는 생획(栍劃) 계산을 따른다. 생(栍)이란 일종의 시험 성적을 기록한 둥근 모양의 나무를 말하는데, ‘통(通)․략(略)․조(粗)․불(不)’ 자를 각각 써 놓고 시험 결과에 따라 네 단계로 구분하여 성적을 주었다. ‘통자생(通字栍)’을 받은 사람은 우등에 해당하며, 그 이하는 략(略), 조(粗)의 순서가 되는데 각각 보통, 보통 이하에 해당하며, 불자생(不字栍)은 최하 성적의 사람에게 준다. 시험을 치른 결과 좋은 성적을 받은 사람 3인을 추천하여 가전악을 선발하였다.

참고문헌
[經國大典] <禮典> '取才', [大典會通] ‘雅俗樂’, [六典條例] ‘掌樂院’, [大典通編] 「禮典」 ‘取才’, [樂掌謄錄], [增補文獻備考] 「樂考」, [蘭溪遺稿]
* 송지원, "조선시대 장악원의 악인과 음악교육 연구" [한국음악연구] 제43집, 한국국악학회, 2008. 171-73쪽.
* 송지원, 「숙종대의 음악감독 한립」 [문헌과해석] 39호, 2007 여름.
* 송지원, [정조의 음악정책], 태학사, 2007
* 이혜구, “[經國大典] 取才項目 中의 唐樂과 鄕樂” [한국음악연구] 제21집, 한국국악학회,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