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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의수혜자

<음악후원의 수혜자>

한국음악사에서 18세기는 그 이전의 음악사와 확연히 다른 전개양상을 보여 주목할 만하다. 이는 한편 18세기 서울의 도시적 성장과 맞물려 음악의 수요가 확대됨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음악의 향유․수용층의 변화, 확산은 결과적으로 조선후기의 음악문화를 풍성하게 하였고 음악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음악수요의 확산으로 음악에 종사하는 인구가 증가하였고, 이들의 활발한 음악활동으로 인하여 음악 애호가 층이 두터워졌으며 음악인들에 대한 시각도 이전과 달라져 갔으며 음악인 자체도 자신의 음악세계를 넓히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한 축에는 예술후원자들의 기여도 한 몫을 차지한다. 개인 혹은 집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후원을 통해 음악가들은 안정된 연주활동을 할 수 있었고, 후원자들의 음악주문은 더욱 전문적인 음악을 구사할 수 있는 힘으로 작동하기도 했다. 이들의 후원은 때로 역기능을 수행하기도 한다. 음악인들이 귀족의 연회나 시정 부유층들의 모임에서 연주하며 받은 사례나 상금으로 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것은 이들을 예속된 기능인으로 전락하게 하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음악인들로 하여금 '개별주체로서의 음악가'라는 독립적 위상을 확보하는 데 역기능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역기능에도 불구하고 예술후원자들이 다양하게 드러나기 시작하는 조선후기 음악문화의 풍성함을 앞당기는데 있어서 이들의 긍정적인 기여는 소홀히 평가 할 수만은 없다.
후원의 역기능을 우려하는 일부의 시각은 예술 후원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분히 ‘물질적’ 측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던 데에 기인한다. 진정한 의미의 예술 후원자란 단순히 ‘물적 토대’만을 제공하는 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적 토대’ 또는 ‘정신적 토대’도 아울러 제공해 주는 의미로 확산시켜 본다면 그 해석이 달라지게 된다. 가객(歌客)이나 악사 등의 음악인들이 여러 악회(樂會)에 참가하여 음악활동을 하는 가운데 적극적 감상자층들로부터 받는 고무는 이들을 자극시켜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도록 충동질하기도 했을 것이며, 문인 지식층들과의 교류는 이들을 지적으로도 고무되도록 하는 역할을 했을 것이다.
또 보상의 주체와 객체라는 측면에서 음악 후원자와 그 수혜자의 입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보상의 주체인 후원자는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주문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그들이 필요한 성격의 음악, 예컨대 잔치용, 의식용, 감상용 음악 등 필요에 따른 음악을 주문하면 보상의 객체인 연주자는 그들의 수요에 맞는 음악을 공급하게 된다. 음악 후원자와 수혜자의 수요와 공급의 양상에 따라 음악의 성격과 내용이 달라지기도 하므로 이들은 음악적 수요와 수요에 따른 공급관계, 즉 음악의 생산과 소비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예술 후원자와 수혜자의 관계를 살필 때에는 그러한 수요 공급의 기본 원칙을 전제해야 한다.

* 송지원 “조선시대 음악(인)과 후원의 양상” [한국의 예술지원사], 2009, 미메시스